2008년 06월 18일
자우림 7집.
1년 6개월만의 앨범이었다.
앨범 나오기 전에 카니발 아무르는 뮤직비디오가 먼저 나오기도 했지만
워낙에 귀찮음이 머리꼭대기까지 가득찬 인간인지라 - 또 뮤직비디오는 그닥 좋아하지도 않는지라
CD올때까지 기다렸다.
아. 자켓 한가득 가득 찬 화려함. 그리고 펼치면 드러나는 어둠.
앨범의 전체적인 흐름을 잘 드러낸 자켓이라고생각한다.
음악은 전체적으로 한 흐름이라기보다는 선물세트마냥 여러가지로 흐르고 있다.
17171771 이나 파트너의 느낌과 비슷한 부류,
굿바이 투 로맨스 같은 부류,
선규옵 스타일,
기존스타일과 새로운 스타일.
그녀가 이제는 행복하기 때문일까?
날카로웠고, 때로는 날이 서 있던 그녀의 가사들은 흐물흐물 녹아버렸다.
이미 5집에서부터 주욱 이어져왔던 연장선상이기는 하지만, 홀수 앨범의 징크스도 있긴 하지만
그녀의 노래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밝은 빛을 뿌려댄다.
나로서는 도통 적응이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그런 노래는 르 샤 마지끄, 파트너, 17171771 세곡이면 족하다.......)
가사뿐이 아니라 목소리도 애엄마가 맞을까, 싶을정도로 귀여운 목소리가 넘실거린다.
(끄응.... 하긴 그치만 그건 부럽다. 절대 내가 낼 수 없는 목소리...)
뭐, 나름대로 뒷춤에 칼을 쥔 노래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밝은 노래들이다.
처음 느꼈던 자우림의 향기(?)는 이제 윤아언니 작사 작곡의 노래에선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사족이긴 하지만, 임신중의 우울은 아이에게 치명적이다.
그래서 음반이 밝은걸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곡별 리뷰는 대강 몇곡만 하고 지나가련다.
오 허니는 대부분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들었다.
가사를 비틀어 듣지 않고, 그냥 그대로 들었다.
갓 아기를 낳은 엄마라고 가정하고 그 노래 가사를 곱씹어보면, 행복하기 그지없는 가사다.
조카가 올해 봄에 돌을 맞았던 나로서는, 우리 누님의 모습과 이 노래가사가 계속해서 겹쳐졌다.
문제가 되는 가사가 아마도 [돈이 더 있다면 너를 행복하게 해줄텐데] 라는 가사인 듯 한데...
아이 엄마라고 생각하고 들어보자.
그리고 우리의 엄마를 돌아보고, 주변의 엄마들을 생각해보자.
세상을 통채로 쥐어다줘도 더 주고 싶은게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행복한 왕자는 하프시코드(로 추정되는)가 섞여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고전스타일 느낌이 살짝.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하지만 슬픈 동화인 [행복한 왕자] 의 내용을 본뜬 내용이다.
멜로디는 슬프지 않지만
결국 가난한 마음만이 가득한 거리에서 홀로 죽어간 왕자를 생각하면 왠지 쓸쓸해진다.
20세기 소년 소녀...
윤아언니.... 20세기 소년이 완결된 시점에서 이 노래의 제목은 상당히 수상하옵니다.(笑)
일전에 적루 도 만화책의 내용을 본따 지어진 노래였고,
유리가면 이었던 2집 앨범 제목도 만화책 유리가면이라는 이야기가 있고..
그녀가 만화를 꽤나 좋아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모티브는 조금 따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음악 스타일은 비틀즈스럽다! (근데 왜 가사는 듀란듀란이지?;)
하지만 이 노래는 조금 슬프다는 느낌이 든다.
자우림도 나이드는 구나, 나도 나이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맴 돈다. 크흣.
지금 세상이 빨리 변하고 아이들이 너무 빨리 어른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우리 엄마아빠도 그런 생각을 했을테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그런 생각을 했을테지 - 라는데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시간은 어쩔 수 없구나 라는 생각마저 했다.
서글픈 향수. 노스텔지어.
THE DEVIL
베이스 소리가 울리자, 그순간 왠지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말하자면 불만해소~? - 모아 스타일)
타로카드를 만지고 있는지라, 순간적으로 이게 15번 트랙이면 완전 대박이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내용은 제목과 알맞는, 일반적인 노래지만..
사운드와 윤아언니의 목소리가 잘 살려낸 곡이다.
중간에 불쑥 튀어나온 박지윤씨! ......왜나왔지?
그를 향한 여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것일까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뜬금없다.
가사가 좀 더 짙고 고혹적인 가사였다면 좀 더 녹아들지 않았을까 싶다.
음색에 비해 가사가 너무 평범하고 흔하다.
.....그러고보니 불평 불만만 가득한 리뷰.
하지만 그래도 자우림이니까 좋다. (웃음)
일전에 [헤븐] 이라는 프랑스 레스토랑을 무대로 한 만화를 읽은 일이 있다.
레스토랑의 여주인이 굉장히 억지를 잘 부리는 타입인데, 억지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맞아요, 레스토랑은 꿈의 무대지요. 하지만 주인공도 나! 꿈을 꾸는 것도 나!
내가 맛있다고 생각하는 음식을 내고,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접시를 쓰고.
그 결과로써 손님들이 기뻐한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지요."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이런 대사.)
자우림은 사람들의 공감을 바라며 노래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일탈만이 모두가 공감할만한 곡으로 만든 것이라 하더라.)
그 결과로 팬들이 기뻐해준다면 좋은거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팬을 방목하는 것도 같고 무시하는 것도 같지만-
그들에게 공감하여 모인 팬들이기에
이렇게 배신을 당하면서도 자우림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게 아닐까?
그래서 나도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흥얼거리고. 소비하고.
귀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다.
고무줄로 감아왔길래 완전 맘상해서 고객센터에 전화하려고 했었음.

하지만 너무 많이 뿌려져서 희소성은 없달까..
유리가면이 인쇄된 CD였던걸 생각하면 그것보다는 좋지만..(무려 친필)

우히히... 그래도 좋으심.
# by | 2008/06/18 14:18 | 리뷰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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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음반리뷰에 좀 더 힘써봐야겠..(탕!)
글 잘 읽고 갑니다...
정말 공감이 가네요^^ 저랑 생각이 비슷하신 듯...
근데 20세기 소년 소녀에 한가지 덧붙일 건...
디지털과 물질 풍요가 넘치는 현대사회에 찌든 자신과...
예전의 아이들과 같은 순진함과 인간미를 잃어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아요... 옛날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하는 것 같기도 하고 ^^
물론 이런 노래를 만든 의도는 작곡, 작사가 만이 알겠지만요...
이 앨범...
저도 소장하고 있는데요... 버릴 곡이 없는 앨범이죠 ^^
개인적으로는 '반딧불'이 맘에 와닿구요^^
(블루스 풍의 멜로디가 사람을 약간 나른하게 만들면서 옛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자신의 느낌과 같은 느낌을 같는 글을 만났을 땐 항상 기쁩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하나는 있구나...' 하고...^^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많이 하세요.
>> '반딧불'이 뮤직뱅크에 나오는 날을 기다리며...^^; <<
저도 반갑습니다.^^
항상 투덜거리고 있지만 정말 자우림의 음악들은 떼어놓을 수 없더라구요~
그저.. 향후 10년간 주욱 앨범을 내줬으면 하는 생각이..ㅡㅠ